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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로그/Typography

예술과 실용의 사이에 있는 타이포그래피 – 글씨체/폰트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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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실용의 사이에 있는 타이포그래피

– 글씨체/폰트의 역사 –

 

안녕하세요. LG블로거 안영선입니다.

워드에서 글을 작성하다 폰트(글씨체)를 설정하기 위해 ‘글꼴설정’을 열어 보신 적 있으시죠? 기본적인 글꼴만 보더라도 워드 안에는 명조, 휴먼고딕, 견명조, 그래픽, 필기체 등 수십 종의 폰트들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특이한 점이 눈에 띕니다. 굴림체는 굴림과 굴림체가 따로 있고 돋움체도 돋움과 돋움체가 따로 있는 것입니다. 각각의 폰트를 적용해 보아도 모양의 변화는 느껴지지 않는데요. 과연 굴림과 굴림체, 그리고 돋움과 돋움체는 무슨 차이가 있는 것일까요? 정답은 글의 맨 마지막에서 공개하겠습니다.

 

 

 

 

 

초기(15세기~18세기) : 폰트의 시작

– 손글씨의 예술성을 활자에 담다

 

흔히 폰트라고 하면 컴퓨터에서 사용하는 폰트를 떠올리게 되지만 폰트의 역사는 본격적으로 활자 인쇄가 시작되었던 구텐베르크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초기의 인쇄업자들은 사람이 손으로 쓴 필사본과 유사한 느낌을 내기 위해 노력했고, 따라서 당시 인쇄에 쓰인 서체는 필경사들이 쓰던 깃털 펜의 느낌이 나는 모양이었습니다.

 

 

 

 

인쇄 초창기 시절의 ‘블랙레터 폰트’

현대의 관점에서 보면 과도한 장식 때문에 읽기 불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당대의 독자들은 필경사들의 손글씨에 익숙해져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이런 서체를 선호했다고 합니다. 이후 르네상스 시대에 고대 로마의 조각품에 남아있는 글자체를 모방한 서체들이 개발되었고 18세기에 이르러 인쇄술의 번성과 함께 현재까지 사용되는 많은 폰트들이 개발되었습니다.

 

중기(19세기~20세기) : 산 세리프의 전성기

– 보다 단순하게, 보다 읽기 쉽게

19세기에 와서 서체에 중요한 변화가 찾아옵니다. 모더니즘의 영향으로 인해 폰트에서 장식을 배제하고 가독성을 높이려는 움직임이 태동하게 된 것입니다. 그리하여 이 시기, 손글씨의 느낌을 내기 위해 존재했던 획 끝의 꺾임들이 사라진 ‘산 세리프(sans-serif)체’가 나타나게 됩니다.

 

 

 

대표적인 산 세리프체인 ‘헬베티카’

세리프*가 없는 산 세리프 계열 글꼴과 세리프 계열 글꼴은(한글 서체의 명조체 계열과 고딕체 계열에 해당) 서체를 나누는 하나의 큰 분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리프는 세로획과 오른쪽으로 기울어진 획의 길이는 두껍고 가로획과 왼쪽으로 기울어진 획은 얇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또한 앞에서 말했듯이 획 끝에 작은 꺾임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역동적인 느낌을 주고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면이 있습니다.

 

* 세리프(serif)란?
영문 활자체에서 획의 끝에 달린 장식용 꼬리 또는 그와 같은 꼬리가 달린 문자체

반면 산 세리프는 가로획과 세로획의 굵기가 일정하고 획 끝에 장식용 꺾임이 없습니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획의 굵기가 세리프체에 비해 굵기 때문에 남성적이고 강한 인상을 가지고 있어 제목이나 표지판 등에 많이 사용됩니다.

 

 

 

세리프와 산 세리프의 차이

모니터의 경우 인쇄물에 비해 낮은 해상도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세리프의 꺾임들이 깔끔하게 표현되지 않아 과거부터 산 세리프체를 많이 사용했습니다. 윈도우즈의 기본 서체인 굴림과 맑은 고딕 모두 세리프가 없는 산 세리프 계열의 폰트이며, 지금 여러분이 읽고 계시는 LG블로그의 본문 서체 역시 산 세리프 계열 서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최근(21세기 이후~) : 다양한 변형 서체의 등장

 – 가독성에 예술적 감성을 더하다

19세기의 태동한 산 세리프는 20세기에 전성기를 맞았고, 많은 서체 디자이너들은 장식이 없고 간결하면서도 뛰어난 가독성을 지닌 서체를 제작하는 것에 열을 올렸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점은 현대에 이르러서는 이러한 전통적인 흐름에 의문을 갖고 다시 글꼴에 장식과 감성을 도입하려는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LG그룹의 전용서체인 ‘LG 스마트체’ 역시 이러한 흐름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LG 스마트체는 기본적으로는 산 세리프이지만, 장식을 배제하고 가독성만을 우선하기보다는 색다른 감성과 아름다움을 함께 추구하고 있습니다. 위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서체의 끝 부분, 획 사이의 연결 부분, 획의 끝 부분에서 LG 스마트체만의 개성과 감성을 엿볼 수 있습니다.

 

 

 

 

LG스마트체

폰트의 역사는 장식과 가독성, 아름다움과 실용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에 대한 역사이기도 합니다. 가독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읽는 사람에게 세련되고 따뜻한 느낌을 주는 LG 스마트체를 통해 그 속에 담긴 폰트의 역사를 생각해 보는 것도 재미있지 않을까요?

 

 

 

 

 

 

그럼 끝으로 이 글의 앞 부분에서 소개한 문제의 답을 공개하겠습니다. 굴림과 굴림체, 그리고 돋움과 돋움체는 무슨 차이가 있는 것일까요?

글자는 저마다의 넓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W자와 I자는 한눈에도 넓이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여기서 W자와 I자를 자연스럽게 서로 다른 넓이로 표현한 것을 ‘가변폭 글꼴’이라고 하고, 모양이 다르더라도 넓이를 똑같이 맞춰 표현한 것을 ‘고정폭 글꼴’이라고 합니다. 굴림과 굴림체, 돋움과 돋움체는 바로 이것을 나타낸 것으로, ‘체’자가 붙은 것이 고정폭 글꼴 그리고 ‘체’자가 없는 것이 가변폭 글꼴입니다. 한글은 형태상 차이가 미미하기 때문에 영어 문장을 하나 써 놓고 각각의 폰트를 적용해 보시면 그 차이를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출처: lgblo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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